2008/07/03 18:28

음악을 듣다가 느낀 것.



요즘 내가 음악을 사랑하는 방법은 이렇다.

일단 되도록 아무 정보가 없는 음반을 산다. 검색을 통해 어느정도 평은 확인하지만, 히트작보다는 마니아성 음반을 골라야 된다. 흔히 말하는 작품성 있는 음반을 고른다. 한번에 좋아지는 음악이라면 이 방법은 당장 낭패가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골라진 음반을 첨부터 끝까지 출근할 때, 일할 때, 퇴근할 때 무작정 듣는다. 어떤 노래는 병행하는 딴 생각과 작업에 미끄러져 듣는지 마는지 흘러나가는 경우도 있다. (지금 이런 글 쓰는 순간에도 무슨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런 음악들이 어느 순간이 되면 반주까지 조화롭게 귓구멍을 간지럽힐 때가 온다. 일하는 내내 무작정 틀어놨던 음악들이 갑자기 퇴근길에 귀에 들어온다든지 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전혀 낯설었던 멜로디는 어디선가 들어봤던 것 같이 친숙해지고, 마치 오랫동안 옆에 있던 친구를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문득 알게 된 것처럼 들뜨게 된다.

지난 10년 정도 mp3만 소비해왔던 '음악듣기'와는 전혀 다른 쾌감이다. 외모만 보고 하루 저녁 놀기 위해 룸살롱에서 파트너를 고르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감정도 감동도 아무것도 아닌...(참, 적절한 비유라 어쩔 수 없다)

디지털 편리가 분명 우리에게 무언가 뺏어간 것이 확실하다. 언젠가 그게 무엇인지도 모를만큼 우리를 마비시키는 날이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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